본문 바로가기

reviewactor 만다라

힐링을 위한 드로잉

연필로 그리는 추억


 각 기관에서 진행되는 드로잉 시간은 짧지만, 짧기 때문에 더 알차게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특성상 중 장년 층의 연령대가 많다. 인생의 길고 긴 여정을 지나 취미로 배우고 싶어서 드로잉을 신청하셨지만 수많은 신청자 분들이 다 참석하실 수는 없고 선착순으로 정해진 인원을 선발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되신 분들은 나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만나,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갖게 되며, 나는 이 시간들이 이분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되도록 정성을 다하여 준비해 왔다. 그러므로 나는 드로잉 시간을 힐링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필드로잉 첫날은 주로 마음을 표현하여 그린 후 함께 나누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친밀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기간의 만남이지만 이 시간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싶고,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첫날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날의 나는 라포 형성 프로그램으로 '난화 그리기', '원형 안에 마음 표현하기', 네모, 세모, 동그라미 '도형 안에 상상하여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도록 하고, 다 한 후에는 돌아가며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들이 되고 있다.

 

 두번째 날에는 그림의 기본이 되는 명암의 10단계나, 선 연습, 선 연습 응용 시간을 갖는데, 그림을 그리는 자신감을 키우고 사물들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단계이다. '다양한 선 연습'은 연필화를 잘 그리기 위한 시작이자 마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즈음은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많이 활성화되어있고, 각 지역마다 배울 수 있는 기관들이 있어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 물론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렸던 시간들은 꿈같았던 일들이 되고 말았고,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렸다. 그러기에 힘든 시기를 지나 만난 우리들의 시간은 더욱더 값지게 느껴지고 있고, 더욱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구동 성하는 하는 말 '이렇게 만나니 너무 좋아요', 우리 '위생을 잘 지키고 서로 조심해서 이 시간을 보냅시다.'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띄워서 앉아서 오늘도 그림 그리는 시간을 알차게 즐기고 돌아왔다.

 

 기초 선연습과, 명암의 10단계를 하는 과정은 내가 직접 시연을 하고 난 후 진행한다. 모두 다 완성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반 정도 하면 과제로 집에서 해오기로 하고 원형을 응용한 사과 그리기를 하는데, 사과를 그리다 보면 다양한 '선'들이 많이 보인다. 선과 선이 만나 면이 되고 면들에 여러 단계의 명암을 주며 그리다 보면 어느덧 연필로 사과 그리기가 완성되는데,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선 맛을 볼 수 있다. 같은 '선'이라는 요소로 그림을 그리지만 그 '선'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선으로 만들어 낸 면의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것이 늘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연필 하나로 그리는 그림이지만 그분들의 그림 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그분들의 그림 속에서 그 이야기들을 읽어내는 즐거움이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드로잉 수업을 진행한다. 이 날 수업 때 그린 사과 드로잉 중에 일부를 올려본다.

같은 사과를 그렸지만 사과의 크기와 연필선의 사용방법, 사과의 느낌이 각 각 다르다.

 

나의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림을 처음 접해보시는 분들이 많다.  종종 각 기관에서 드로잉 수업을 몇 차례 받아 본 분들도 있으나 취미로 생각하고 즐기며 그림을 그리기 원하시는 분들이다.

 

위의 사과 드로잉 2번은 60대 후반 남성의 그림인데, 연필 터치가 경쾌해서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같은 4B연필 하나로 그린 사과 그림이지만 진한 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15명이 같은 연필로 같은 사과를 그리지만 진하기도 다르고 그림자의 명암도 다르다. 우리는 이 수업 때 누가 더 잘그렸는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각각 개성이 묻어나고,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그림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 그래서 나는 우리의 수업 시간을 '스토리가 있는 연필화' 라 부르고 있다.

연필로 그린 사과

Tip 연필드로잉의 핵심은 선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가로로 그리기, 세로로 그려 보기, 사선으로 그리기, 파선으로 그리기 등 자연스럽게 연습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 있는 수많은 물건들 중에서 쉬운 것부터 그려보는 것도 그림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reviewactor 만다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링 드로잉1  (0) 2021.05.10
카네이션과 어버이날  (0) 2021.05.08
실버예술활동  (0) 2021.05.02
드로잉을 위한 주제  (0) 2021.04.29
연필화에서 명암과 형태잡기 이론  (0) 2021.04.27